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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식 부채 디플레이션

by 마스터777 2019. 10. 11.

파이낸셜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현 금융 위기로 인한 비난을 모면했지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반문했다. 마틴 울프는 오늘날 중앙은행들이 1930년대 이후 최대의 경기 후퇴를 겪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에 대한 세 가지 비평을 소개했다. 먼저 부시 행정부 당시 관료였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미 연준이 2000년대 초부터 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하면서 방향성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해왔다. 이 같은 상황이 주택시장 호황과 상당히 파괴적인 거품을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테일러 교수는 FRB가 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목표 역시 낮게 만들어 전 세계적 거품을 조장했다며, 일례로 영국 중앙은행의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를 너무 벌리면서 투기자금인 핫 머니를 유입시켰고 신용도를 낮춰 신용 거품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중앙은행 비판자들은 중앙은행이 자산가격을 목표로 잡았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중앙은행이 자산 거품을 용인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위험 모두를 증가시켰다는 논리다.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자연 이자율보다 더 낮게 설정한 것 역시 실수로 지적됐다. 이 같은 금리 정책이 불건전한 신용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가져오면서 어빙 피셔의 주장처럼 경기 하강기에 자산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는 부채 디플레이션을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디플레이션이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의 지속적인 하락을 의미하며, 화폐 공급 감소에 따른 유동성 부족, 또는 총수요의 감소나 총공급의 증가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기술혁신 등에 힘입은 총공급의 증가에 의한 디플레이션은 소비자의 실질소득과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그러나 유동성의 부족 또는 총수요의 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은 물가의 추가 하락 기대에 따른 소비와 투자 감소, 생산 위축과 실업 증가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디플레이션에 따른 실질금리의 상승 및 현금 선호 증가로 인해 유동성 함정이 발생하기도 하며, 이는 통화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1933년 어빙 피셔가 처음 소개한 부채 디플레이션은 부채가 과다한 경제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물가 하락과 경기침체 및 자산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채무자는 자산 가격 하락과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부채 부담 증가로 인해 부채를 축소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소비지출을 줄이게 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의 심화는 자산 가격 하락과 경기 둔화를 가속하게 되고, 이는 결구 부채를 축소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채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디플레이션과 부채 증가의 악순환입니다. 즉 부채 축소를 위한 노력이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상승 및 실질 부채 부담의 증가를 일으키게 되며, 이로 인해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채 디플레이션의 사례로 거론되는 미국의 대공황기 1929~33년 동안 명목 부채는 20% 감소했지만 물가는 24% 하락, 산업 생산은 36% 감소했습니다. 또한 일본 장기불황에서도 자산 가격 하락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따라 1991~2006년 동안 6대 도시의 지가가 755 하락한 바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경우, 저금리 기조 지속 등에 따른 자산 가격의 상승 등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0년 77%에서 2008년 초 127%로 상승했습니다. 반면 미국 주택 가격은 2006년 8월 이후 내람세로 전환했는데 2006년 7월 최고치를 기록한 Case-Shiller 주택 가격지수가 2008년 12월 150.66으로 27% 하락하는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하락에 전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이처럼 가계의 과다한 부채 규모, 자산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2008년 10~12개월 동안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하락하였습니다. 특히 2008년 11월에는 전월 대비 1.7% 하락하는 등 1947년 이후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함에 따라 부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바 있습니다.